식물 K / 김륭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식물 K / 김륭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76회 작성일 18-12-03 09:55

본문

식물 K


김 륭

 

 

   머릿속에 살던 짐승들이 염소를 따라 가슴까지 내려와 죽었습니다

 

  손에 숨을 쥐고 그러니까 꽃 대신 뱀을 쥐고 나는

  지금 누워 있다, 는 문장으로 수습(收拾)된 사람

 

  당신은 내게서 꺼낼 수 있는 짐승들이 몇 마리나 남았을까 궁금해 하지만 그것은 내 죽은 숨들을 발밑에 심는 일, 봄이다 내 피가 내 몸을 돌아다니다 흙을 묻히듯 그렇게 봄은 까마득히 무덤 위에 올려놓은 뗏장처럼 간신히 숨만 붙은 노동이 되고 종교가 되고

 

  삐걱거리는 침대는 나를 비루하고 지루하게 살아낸 몇 마리 짐승들의 딱딱한 기억, 입 안의 울음들이 그랬듯이, 갔어요, 방금 출발했다니까요 퉁퉁 면이 불어터진 우리 동네 중국집 주인장 말씀을 따라

 

  마침내 나는, 나를 떠나 나를 끓어오르려는 숨의 임계 너머로 두 발을 녹일 수 있게 된다 너무 일찍 출발했거나 너무 늦게 도착했거나 목숨이란 게 슬그머니 문밖에 내다놓은 자장면 빈 그릇 같아서

 

  집으로 가자, 고 말하지 않는 식물들 사이

  숨이 자꾸 흘러 흙이 붙은 뿌리째 떠낸 비곗덩어리처럼 나는, 내 몸을

  따로 흘러 내가 없고 아내도 없고, 하늘을 흘러내린 썩은 동아줄에

  딸 하나 가만히 묶여 있고

 

  누워 있다, 는 단 하나의 문장 위로 바람 간다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의자와 염소가 하늘을 뒤집어 입는 저녁

  바지가 가슴까지 올라가 죽었습니다

 

   ⸺시집 원숭이의 원숭이(2018. 4)에서

kimlyoong-150.jpg


 

200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2007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시집 살구나무에 살구비누 열리고원숭이의 원숭이 

동시집 프라이팬을 타고 가는 도둑고양이

삐뽀삐뽀 눈물이 달려온다』 『별에 다녀오겠습니다

엄마의 법칙

2013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수혜

2005년 김달진지역문학상, 월하지역문학상

2012년 제1회 박재삼사천문학상

2회 문학동네 동시문학상 대상

제9회 지리산문학상 

제10회 사계 김장생 문학상 운문부문 대상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8건 35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4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6 0 12-31
14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2 0 12-27
14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8 0 12-27
14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0 0 12-27
14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4 2 12-26
14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6 0 12-26
14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9 1 12-26
14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0 1 12-24
14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9 0 12-24
14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5 0 12-24
14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7 0 12-20
14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9 0 12-20
14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9 0 12-20
14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1 0 12-19
14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2 0 12-19
14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0 0 12-18
14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8 0 12-18
14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0 0 12-18
14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9 0 12-17
14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0 0 12-17
14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5 0 12-17
14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7 0 12-14
14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7 0 12-14
14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0 0 12-14
14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1 0 12-13
14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4 0 12-13
14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5 0 12-12
14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9 0 12-12
14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6 0 12-11
14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7 0 12-11
14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6 0 12-07
14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0 0 12-07
14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7 0 12-05
14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2 0 12-05
14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0 0 12-04
14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6 0 12-04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7 0 12-03
14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8 0 12-03
14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5 0 11-30
14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3 0 11-30
14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6 0 11-29
14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5 0 11-29
14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3 0 11-27
14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5 0 11-27
14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0 0 11-27
14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8 0 11-26
14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7 0 11-26
14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1 0 11-26
14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6 0 11-23
14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7 0 11-2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