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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K / 김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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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71회 작성일 18-12-03 09:55

본문

식물 K


김 륭

 

 

   머릿속에 살던 짐승들이 염소를 따라 가슴까지 내려와 죽었습니다

 

  손에 숨을 쥐고 그러니까 꽃 대신 뱀을 쥐고 나는

  지금 누워 있다, 는 문장으로 수습(收拾)된 사람

 

  당신은 내게서 꺼낼 수 있는 짐승들이 몇 마리나 남았을까 궁금해 하지만 그것은 내 죽은 숨들을 발밑에 심는 일, 봄이다 내 피가 내 몸을 돌아다니다 흙을 묻히듯 그렇게 봄은 까마득히 무덤 위에 올려놓은 뗏장처럼 간신히 숨만 붙은 노동이 되고 종교가 되고

 

  삐걱거리는 침대는 나를 비루하고 지루하게 살아낸 몇 마리 짐승들의 딱딱한 기억, 입 안의 울음들이 그랬듯이, 갔어요, 방금 출발했다니까요 퉁퉁 면이 불어터진 우리 동네 중국집 주인장 말씀을 따라

 

  마침내 나는, 나를 떠나 나를 끓어오르려는 숨의 임계 너머로 두 발을 녹일 수 있게 된다 너무 일찍 출발했거나 너무 늦게 도착했거나 목숨이란 게 슬그머니 문밖에 내다놓은 자장면 빈 그릇 같아서

 

  집으로 가자, 고 말하지 않는 식물들 사이

  숨이 자꾸 흘러 흙이 붙은 뿌리째 떠낸 비곗덩어리처럼 나는, 내 몸을

  따로 흘러 내가 없고 아내도 없고, 하늘을 흘러내린 썩은 동아줄에

  딸 하나 가만히 묶여 있고

 

  누워 있다, 는 단 하나의 문장 위로 바람 간다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의자와 염소가 하늘을 뒤집어 입는 저녁

  바지가 가슴까지 올라가 죽었습니다

 

   ⸺시집 원숭이의 원숭이(2018. 4)에서

kimlyoong-150.jpg


 

200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2007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시집 살구나무에 살구비누 열리고원숭이의 원숭이 

동시집 프라이팬을 타고 가는 도둑고양이

삐뽀삐뽀 눈물이 달려온다』 『별에 다녀오겠습니다

엄마의 법칙

2013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수혜

2005년 김달진지역문학상, 월하지역문학상

2012년 제1회 박재삼사천문학상

2회 문학동네 동시문학상 대상

제9회 지리산문학상 

제10회 사계 김장생 문학상 운문부문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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