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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과 자벌레 / 박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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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00회 작성일 18-12-1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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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과 자벌레


    박지우




쪽대를 짊어지고 가는 어부가 있다

뒤따라가는 웃음 한 꼭지

검은 비닐봉지가 날아간다


강이 슈베르트 쪽으로 기울어집니다


잠에서 깬 구름이

녹슨 쇳소리를 내고

다리가 긴 그림자들

녹색바람을 히치하이킹한다

파란 입술이 날카롭다


토성에서 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3월이 하늘에 번져

공기 속에 출렁이고

새들이 흘끔

목소리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자벌레 한 마리 우주를 건넙니다


레고가 뭉툭한 손으로 하늘을 휘젓는다

남방보다 넓은 웃음이

그물처럼 펼쳐지고

구름과 결혼하고 싶은 아침이

안개처럼 부끄럽다


치근치근 진홍빛 비늘이 물결 집니다



다층》(2018, 여름호)에서



  

parkjiwoo-140.jpg

 

충북 옥천 출생
2009년 《시선》 신인상으로 작품활동 시작
2014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등단
시시동인으로 활동
시집 『롤리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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