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과 기린이 아닌 모든 것의 사이에서 / 이장욱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기린과 기린이 아닌 모든 것의 사이에서 / 이장욱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64회 작성일 18-12-26 11:26

본문

기린과 기린이 아닌 모든 것의 사이에서


   이장욱



 나는 목이 긴 기린을 꺼냅니다. 호주머니에서가 아니고

  당신과 마시던 술잔이라든가

  휴대전화에서가 아니고

  명백한

  초원에서

 

  나는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았습니다. 나 자신을

  내가 아닌 모든 것을

 

  단지 이 골목의 무수한 갈림길들과 비슷해졌을 뿐

  담장 바깥으로 넘어온 나무줄기를 느리게 씹으며 기린과

  기린이 아닌 모든 것의 사이에서 조금씩

  키가 자랐습니다만

 

  나는 길어진 목으로 출근을 하고

  서서 낮잠을 자고

  먼지를 휘날리며 달려가고 저녁에는

 

  해 지는 지평선에 가만히 서 있습니다.

  그런 세계가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습니다.

  기린이 아닌 모든 것의 모습으로

  기린과 아주 흡사하게

  한 시간

  또는 조금 더 영원히

 

  그때 기린이 나를 꺼냈습니다. 초원 밖의 세계에서

  내가 아닌 모든 것과 나의

  명백한

  사이에서


―《포지션(2016년 겨울호)

 




 

 

1968년 서울 출생
고려대 노문과 및 동대학원 졸업
199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내 잠 속의 모래산』『정오의 희망곡』『생년월일』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
장편소설 『칼로의 유쾌한 악마들』 등


추천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481건 1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4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1 1 12-31
14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0 2 12-31
14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7 0 12-31
14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2 0 12-27
14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8 0 12-27
14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1 0 12-27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5 2 12-26
14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6 0 12-26
14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9 1 12-26
14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0 1 12-24
14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9 0 12-24
14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5 0 12-24
14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7 0 12-20
14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0 0 12-20
14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9 0 12-20
14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2 0 12-19
14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2 0 12-19
14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1 0 12-18
14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8 0 12-18
14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0 0 12-18
14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9 0 12-17
14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1 0 12-17
14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5 0 12-17
14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8 0 12-14
14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7 0 12-14
14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1 0 12-14
14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3 0 12-13
14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5 0 12-13
14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6 0 12-12
14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1 0 12-12
14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6 0 12-11
14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8 0 12-11
14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8 0 12-07
14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0 0 12-07
14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7 0 12-05
14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2 0 12-05
14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0 0 12-04
14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6 0 12-04
14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7 0 12-03
14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8 0 12-03
14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6 0 11-30
14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4 0 11-30
14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6 0 11-29
14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5 0 11-29
14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4 0 11-27
14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6 0 11-27
14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0 0 11-27
14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8 0 11-26
14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8 0 11-26
14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1 0 11-2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