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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하나 / 길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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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04회 작성일 15-10-19 10:21

본문

방울

 

길상호

 

 

툇마루에

투욱,

길 잃은 빗방울 하나

내려앉았다

작고 동그란 발은

자리를 잡자마자

허물어졌다

연이어

허리고 얼굴이고

긴장으로 유지하던

몸을 다 놓고서

세상 무엇보다

편안한 자세로

낮게 스몄다

나뭇결에 귀를 대고

잠들었던

늙은 고양이

차가운 기척에 놀라

눈을 떴다

아직은

눈동자가 동그랬다

 

 

kilsh.jpg

 

1973년 충남 논산 출생
한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20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오동나무안에 잠들다』『모르는척』『눈의 심장을 받았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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