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을 보내며 / 안차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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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21회 작성일 19-01-08 09:37본문
명왕성을 보내며
안차애
명왕성이 태양계에서 떨어져나갔다.
잘 가라
그리고 이해해 주렴
요즘 대세는 우주 팽창론이란다.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
자연시간에서 과학시간, 천문학 강의에 이르도록
한 세트 한 두름으로 묶어 외우던 태양계의 별들,
한 계보이거나 한 가족이라는
무겁고도 단단한 고리가 툭 끊어졌다
예고도 없이 후드득, 툭 툭 끊어져나가던.......
세상의 모든 관계는 별무리 같은 것이었다.
순식간에 광년 속으로 약속도 없이 흩어지는........
빅뱅이론이라니
한 폭의 이별 풍속도였다.
까딱 한순간에 손 영영 놓쳐버린 것들의 심중,
그 깜깜한 슬픔이 우주를 넓힌 것이다.
그 절멸의 결핍이 와- 와-
혼절하도록 온 우주에 번지고 또 번져서.........
우주 팽창론이다.
그래도 너, 기억해 두렴
너는 앞으로도 내 가슴 별자리 지도의 중심 座란다
―안차애 시집 『치명적 그늘』(문학세계사, 2013) 중에서
부산교육대학 졸업
2002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시집『불꽃나무 한 그루』『치명적 그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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