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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찜 / 양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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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3회 작성일 19-01-1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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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찜 


              양아정



다큐멘터리가 보글보글 끓기 시작했어


정체 심한 도로 위 자동차처럼

머뭇거리며 익어가는 계란,

차례차례 깨지고 완전히 풀어진

상처는 아주 맛있어


다시는 뭉치지 말자

알 속에 웅크린 팔다리가

냄비 속에서 둥글고 뾰족한 생각을 해


어딘가에 담겨지기 전

막 따뜻한 계란이고 싶은데

지금은

프라이가 되지 못한 길을 곱씹고

병아리가 되지 못한 심장이 아쉬워


냉장고에서 채소의 언어로 더빙 하는 것도 괜찮아

냉장고의 발랄한 심장 소리로

알을 접었다 폈다 할 수 있으니


껍질의 지지대를 부수고

누군가에게 이력서로 만날 건지

이 시대 소화불량으로 남을지


어느 모퉁이를 지나야

비로소

내 그릇을 만날지


―《시향2018년 가을호



yaj.jpg


1966년 부산 출생

2005시와 사상으로 등단

시집 푸줏간집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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