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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정치 / 이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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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77회 작성일 19-02-14 08:56

본문

정치

 

   이영식

  

불 질러놓고 보는 거야

가지마다 한 소쿠리씩 꽃불 달아주고

벌 나비 반응을 지켜보는 거지

그들의 탄성이 터질 때마다

나무에서 나무로 번지는 지지 세력들

꽃의 정부가 탄생되는 거라

꽃은 다른 수단의 정치*

반목과 대립이 없지

뿌리는 흙속에서 잎은 허공에서

물과 바람

상생의 손 움켜쥐고

나무마다 꽃놀이패를 돌리네


봄날 내내 범람하는 꽃불을 봐

꿀벌은 꽃이 치는 거지

벌통으로 키우는 게 아니야

코앞에 설탕물을 풀어놓은 들

그게 며칠이나 가겠어

검증되지 않은 수입 교배종으로

벌 나비의 복지를 시험하지 마

같은 꽃 같은 향기더라도

오는 봄마다 새로운 꿈을 꾸고

행복해 하는 거야

봄날은 간다

꽃의 정부가 다하더라도

후회는 없어

튼실한 열매가 뒤를 받혀 줄 테니까


*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중 "전쟁은 다른 수단의 정치"를 변용함.

   

 


5~1.JPG


경기도 이천 출생

2000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으로공갈빵이 먹고 싶다』『희망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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