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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의 허기 / 지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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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99회 작성일 19-02-1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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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의 허기

 

    지하선

  

늙지도 젊지도 않은, 이제 막 저물어 가고 있는 여자

버스 정류장을 서성이며 아까부터 계속 통화 중이다

핸드폰 안에서 모난 시간을 깎아내며 조금씩 기울어지는

말 속으로 몇 대의 버스가 멈칫거리다 어둠을 끌고 들어간다

점차 빨라지는 말과 말의 속도, 서울을 한 바퀴 돌고

지구에서 은하까지 들락거리더니 아예 전화기 저쪽

현재를 밀어제치고 기원전으로 달려간다

뜨거운 눈물로 깊어진 우물에

우주를 들여놓고 키웠던 그 여자

내부 깊은 계곡에선 안개 자욱이 자랐고

불면의 공허만 남은 그곳엔

파랑 같은 날들, 일렁이던 파장도 멈추고

서서히 폐허가 고되어가는 메마른 심장

태양의 뒤쪽을 향해 노을을 키우고 있다

채워지지 않는 동굴의 허기로 실타래처럼 뒤엉킨 하루가

그녀의 손바닥 안에서 엎치락뒤치락한다


- 지하선 시집 잠을 굽다 (미네르바, 2018)에서


 

 

jihasun.jpg

 

2004년《수필춘추》수필 등단
2008년 계간《미네르바》 등단
시집『소리를 키우는 침묵』『미지의 하루에 불시착하다』

 잠을 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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