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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이밭에서 / 김귀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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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41회 작성일 19-02-22 08:59

본문

이밭에서

 

   김귀녀

 

 

봄을 사랑하는 나는

아지랑이

까만 비닐봉지 손목에 끼우고

개울건너 봄밭으로 간다

호미를 들고 들로 나간다

잔뿌리 나기 전에

봄을 먹어야 산다고

몸속에서 재촉을 한다

여기저기 부지런한 호미 자국들

양지에 핀 제비꽃이 방긋 나를 맞는다

개울가 냇물 소리가

옹알옹알 소리를 내며 나를 지나간다

산에서 내려온 기운이 묻어

감로처럼 단 냉이를 호미로 캔다

이제 머지않아 내 몸 어딘가에 냉이꽃이

하얗게 하늘거릴 것이다

꿩의 날카로운 울음소리도

넓은 들판을 돌아나온 봄도

내 몸 속에서 피어오를 것이다



 

 

강원 양양 출생

2005문학세계등단

시집으로 영혼의 방』 『자연으로 가는 길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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