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로 걸어가는 남과 여 / 김성규 > 오늘의 시

적도로 걸어가는 남과 여

​     김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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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밭 가운데서

한 남자가 일직선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적도를 따라 걸어가는 중입니다

왜 적도로 가느냐고 묻자,

전쟁이 끝나 우리가 만날 수 없을 때

부서진 건물 사이를 지나

너는 왼쪽으로 걸어

나는 오른쪽으로 걸을게

서로를 찾아 헤매다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다면

적도를 향해 걸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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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밭 가운데서

한 여자가 적도를 따라 걸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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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규 시집 『천국은 언제쯤 망가진 자들을 수거해가나』(창비, 2013)에서

 1977년 충북 옥천 출생
   200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제4회 김구용 시문학상 수상
   시집으로 『너는 잘못 날아왔다』『천국은 언제쯤 망가진 자들을 수거해가나』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