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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 / 천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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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0회 작성일 19-03-14 10:25

본문

각성

 

   천서봉

 

 

  어느 순간 그릇이 손을 이탈하여 깨어지는 일, 그렇게 당신을 보내고 나는 비로소,

 

  오늘까지 보던 것을 이제 오늘로 끝내는 일, 부레 없는 물고기가 되어,

 

  돌아보면 외로움을 견디는 것이 나의 시작이자 끝이었다고, 그리하여 흙으로 돌아가고 싶던

그릇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그런 온순한 일 따위는 아니고

 

  가령 그것은 어둔 하늘을 반으로 가르는 번개의 일, 손목이라도 그어,

 

  불이 되고 싶은 아이들이 공터에 모여 비를 맞고 있다 어른들이 모두 사라지기를, 나는 여러 번

기도했었고 그런 내가 아직도 살아있다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은

 

  오늘, 나는 그렇게 당신을 보내고 어쨌든 비는 구름의 각성


 

-월간 시인동네(2019.3월호)에서

 


 

 

 1971년 서울 출생
국민대 건축학과 졸업
2005년 작가세계
로 등단
2008년 문예진흥기금 수혜
시집 『서봉氏의 가방』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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