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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寺 3 / 송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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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9회 작성일 19-03-2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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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寺 3

  송문헌

 


   탁,탁,탁,탁.똑,또르르르...


  목탁 치는 소리에 선잠에서 깨어나니 아침 공양 시간이었어요 새벽 예불이 끝나고 깜박 잠이 들었나 봅니다 미닫이문을 활짝 열고 덧문도 벌컥 여니 철늦은 눈이 절 마당 가득 눈부시어 반가움에 서둘러 나오니 댓돌 위에 흰 고무신까지 하얗게 품고 있었습니다 눈에 갇힌 요사체 뜨락을 앞뒤로 돌며 서성이다 산골창을 올려다보니 울창한 가지마다 솜사탕을 매달은 듯 눈꽃이 현란하게 숲을 이루어 꿈결 어느 다른 산사에 와 있는 듯 신비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요사체에서 법당 봉당으로 水閣으로 그리고 공양간으로 한 줄로 자리한 사잇 계단을 껑충 껑충 건너뛰어선 넉가래를 들고 변소 가는 길을 밀고 갔습니다 절간 변소는 대부분 멀리 떨어져 있잖아요. 이곳은 유난히 더 멀어서 똥 뒷간 가는 중간쯤 산비탈 오솔길 옆에 벽돌을 쌓아 칸막이를 하고 붉은 플라스틱 들통을 놓아둔 오줌통에 닿자마자 급한 김에 바지가랑이 속 그놈을 얼른 내놓고 쏴 내 깔기니 시원키도 하여 저절로 눈을 감았지요 진저리를 치며 눈을 뜨니 오, 오줌통 너머 산비탈에 가지를 늘어트리고 나의 그것을 지켜보는 생강나무 아름다운 꽃이여 산수유 같은 샛노란 꽃 둥지로 소복소복 피어있는 그 노란 꽃이 하얀 눈꽃송이에 살포시 안긴체 황홀하게 피어 수줍어 고개 숙이고 나의 모든 것을 보고 있었단 말인가 영하의 긴긴 밤을 짝을 지어 얼싸안고 밤새 사랑을 나눴단 말인가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이며 그 질긴 살아 있음은 또 어떤 수행에서 얻어지는 것일까 그런 생각으로 방에 들어와서도 한참을 이리뒹굴 저리뒹글 하다가 절 지붕 銅器瓦를 타고 추녀 아래로 비오듯 눈이 녹아 내리는 소리에 밖으로 귀를 기울이니 山中 어디선가 툭 하고 소나무 가지 부러지는 파열음이 가슴을 철렁하게 했고요 후두둑후두둑 눈꽃 떨어지는 소리에 조바심 나 눈 속에 핀 생강나무 꽃을 찾아갔지요 밤새 사랑을 나눈 기진 함에서일까 옷매무새도 가다듬지 않고 꺼칠한 모습으로 히죽히죽 이른 아침 방문을 열고 나오던 어느 정분난 과부가 그랬던 것처럼 꺼칠꺼칠 늘어트린 노란 꽃 봉만이 헤식거리고 있었지요 그날, 그날은 괜시리 나도 질척거리는 산길을 한 나절이나 싸 다녔지요.





1946년 충북 괴산 출생

1992천평시로 등단

시집 눈이 내리면 외포리에 가고 싶다』 『바람의 칸타타

그물에 걸린 바다』 『백두대간 언저리

33회 현대시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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