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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참 음흉해 / 김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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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5회 작성일 19-03-25 10:07

본문

은 참 음흉해

 

    김금용

 

 

음흉하게 웃는 저들 좀 봐

징그럽게 뺨을 부비는 저 선정적인 몸짓을 봐

다리를 벌리고 생식기를 드러내는

어둠 속에서조차 도드라지는 저 윤기

흐르는 색을 좀 봐

눈웃음치며 다가서는 밤의 여자

웃통을 벗어 던진 밤의 남자

무엇이든 끌어당겨 번식하려는 집요함에

지구는 손들었다는데도

뿌리를 퍼뜨리며 사람들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어

곁에만 가도 온갖 향내를 풍기며 꼬드겨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허리를 꼰다니깐

어둠도 두려워하지 않아

언제나 씨방을 환하게 불 밝히고 있지

조숙한 여인네의 모양새는 하나 없어

사람을 믿지 않게 하고

등을 돌리게 하고

새 세상을 꿈꾸는 시인들을 유혹한다니깐

치마를 활짝 펼친 채 가리지 않고 문을 열어준다니깐

꽃은 남성이 맞아

씨를 퍼뜨리기 위해 아프리카 평원을 내달리는 숫표범이 맞아

뿌리를 거세게 지구 안으로 내뻗치며

밖으론 여리고 고운 깃발을 내걸지만

, 꽃이라고 발음해 봐

입을 뾰족이 내밀고 덤비는 꼴이 되잖아

촉촉한 입술에 빠져들게 되잖아

, ,

꽃은 참 음흉해

 

-시와 세계 2009년 가을호

 


kimkeumyong-140.jpg


동국대 국문과 졸업

중국 베이징 중앙민족대학원 중국문학과 졸업

1997현대시학등단

시집 광화문 쟈콥』 『넘치는 그늘』 『핏줄은 따스하다, 아프다

번역시집 문혁이 낳은 중국현대시』 『나의 시에게

중역김남조시선집 今天與明天( 오늘 그리고 내일)

펜번역문학상, 동국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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