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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 / 허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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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9회 작성일 19-04-05 14:45

본문

 

   허영숙

 

 

서늘하고 단단한 골질은 좀처럼 순해질 줄 모른다

밤을 뒤척이는 동안

용서와 모략이 서로 교행한다

뒤끝은 왜,

 

어둠에 무뎠다가 빛에 새로워지나

 

돌출은 서로 버티는 세계의 무기

너를 찌르거나

스스로 나를 찌르거나

 

몸의 더운 기운이 좋은 기별로 왔다면

동백처럼 한 모가지 단숨에 꺾어 줄 줄도 알았겠지

늦더라도

목련처럼 천천히 덜어 낼 줄도 알았겠지

상처를 수락하기 어려워 세운 뿔

내 핏자국만 비린내 나는 후회를 새로 얽고 있지만,

 

그을음도 남기지 않고

터진 실밥처럼 줄줄이 풀려 사라지는 노을을

천천히 오래 바라보다보면

멀리 나가 있던 젖은 마음이 마침 돌아와 뿔을 적신다

피를 팔아서라도 지키고 싶던

단단한 뿔은 투명해지다 사라진다

 

아직도 진물이 흐르는

달 만 한 옹이를 하늘에 울컥 낳아 놓고  

 

-월간 시인동네20194월호





 

2006년 시안》으로 등단

2018년 <전북도민일보>소설부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바코드』『뭉클한 구름』등

2016년 부산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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