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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잘 분 / 신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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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89회 작성일 19-05-02 10:44

본문

잠만 잘 분

 

   신미애

 


잠만 잘 분 구합니다

전봇대에 달라붙은 쪽지 한 장

이 골목에 빈둥빈둥 노는 방 하나가 있다

뒤꼍으로 돌아앉아 고양이울음이나 바라보는 작은 방

밥 냄새가 나지 않고

왁자지껄 목소리가 피어오르지 않는 곳

혼자 일어나 조용히 나갔다가

밤늦게 돌아와 외로운 잠을 눕히는 방

뒤꼍 출구로 살금살금 드나들어

한 지붕 아래 주인과 얼굴이 마주치지 않는 방

몇 푼의 방세로 꼬박꼬박 적금을 붓고

전기세와 수도세를 계산하는 방

햇살도 서늘한 공기에 한 발 뒤로 물러서고

곰팡이처럼 눅눅한 고요가 사는 곳

이 골목 끄트머리

군대 간 아들이 돌아오면

언제든 비워줘야 하는 빈방 하나

사람냄새 피우지 않고, 잠시

누웠다 갈 잠을 찾고 있다

 

―신미애 시집식물의 체온(시와표현, 2016)에서 


 

 


서울 출생

숙명여대 영문과 졸업

2012시와 표현등단

시집 식물의 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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