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을 흩다 / 박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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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63회 작성일 19-05-10 14:46본문
빗방울을 흩다
박찬일
그녀 웃자 그녀 쪽 유리잔이 떨렸다
그녀 고개 들자 내 잔 속 물이 떨었다
그녀와 나는 남남으로 만났고
그녀와 나는 남남으로 남는다
낮 두 시 찻집 베트남
그녀와 나는 할 말이 없다
창밖 인조 대숲에선 빗발이 글썽거리고
그녀 낮은 콧등처럼
그녀 외로움도 저랬을까
그녀를 두고 간 옛 남자의 반지 자국이
그녀 짧은 손가락 마디를 기어 나와
바깥 창 빗방울 잠시 흩는다.
―이광호, 박혜경 『쨍한 사랑노래』(문지, 2005)중에서
1993년 《현대시사상》 등단
연세대학교 독문학과 및 同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시집으로 『화장실에서 욕하는 자들』 『나비를 보는 고통』 『나는 푸른 트럭을 탔다』
『모자나무』 『하느님과 함께 고릴라와 함께 삼손과 데릴라와 함께 나타샤와 함께』
『인류』 『「북극점」 수정본』 『아버지 형이상학』 등
시론집으로 『해석은 발명이다』 『사랑, 혹은 에로티즘』, 『근대: 이항대립체계의 실제』
『박찬일의 시간 있는 아침』 『시의 위의─알레고리』
연구서 『독일 대도시시 연구』 『시를 말하다』 『브레히트 시의 이해』 등
제7회 유심작품상, 제11회 시와시학상, 제3회 박인환문학상
제11회 이상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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