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고양이와 소녀 이야기 / 손진은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나와 고양이와 소녀 이야기 / 손진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19회 작성일 19-05-14 09:50

본문

 나와 고양이와 소녀 이야기

 

    손진은


 

  아, 그 시절 우리 안방 옷장엔

  고양이 몇 마리 살고 있었더랬다

  그 곁엔 눈초리 또렷한 몇몇 소녀들도

 

  어머니의 손끝에서 태어난 그이들은

  대낮의 분주에서 돌아와

  밤이면 그곳으로 스며들곤 했던 것이다

 

  옷장 속에서 살던 고양이와 소녀 이야기는

  내 일기장에도

  때론 새벽 내 꿈속에도 옮아붙었다

 

  내 다정한 친구, 이 명상가들은 그러나

  밥상에 올라앉거나

  그릇을 뒤집진 않았다

 

  헐렁한 시절, 자주 빠지던 가난의 늪

  가끔씩 출몰하던 악어떼에 물어뜯긴

  뒤꿈치, 그 휑한 구멍을

 

  어머니는 꽝꽝한 겨울의 한 가운데서

  헝겊이나 스웨터 자락에 가녀린 바늘로

  고양이, 눈매 이쁜 소녀를 양말의 뒤꿈치에

  봄을 부르는 노래와 함께 깃들게 했더랬는데

 

  그 시절의 고양이와 소녀들은

  이야기를 짜던 작가가 먼 길 가시고도

  내 기억의 서랍 속 불씨

  꺼지지 않는 불씨를 물어물어

 

  봄은 온단다, 봄이 오면 뭐할 건데

  때로는 말간 눈동자로 속삭이다

  이젠 완연한 봄이잖아, 중년 가장 튀어나온 뱃속을 향해

  짐짓 어깃장을 놓기도 하는데

 

 -시사사 2017년 5~6월 발표


손진은~1.JPG


경북 안강 출생

경북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 졸업

198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1995년 매일신문 시평론에 당선

시집 두 힘이 숲을 설레게 한다』 『눈먼 새를 다른 숲에 풀어놓고

저서 현대시의 미적 인식과 형상화 방식 연구』 『한국 현대시의 정신과 무늬

현대시의 지평과 맥락』 『현대시의 미적 인식과 형상화 방식 연구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707건 13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10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5 1 05-03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0 1 05-14
110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2 1 06-13
110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2 1 07-08
110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9 1 04-24
11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7 1 08-07
110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9 1 09-22
110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1 1 11-10
109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0 1 10-12
109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0 1 01-03
109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0 1 02-23
109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9 1 03-04
109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5 1 03-15
109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3 1 05-10
109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7 1 06-14
109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3 1 06-27
109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4 1 07-15
109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6 1 10-21
108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4 1 11-07
108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4 1 11-20
108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7 1 12-02
108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0 1 12-14
108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5 1 12-22
108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5 1 01-11
108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2 1 01-20
108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5 1 02-12
108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7 1 02-26
108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3 1 04-10
107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1 1 04-23
107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3 1 05-06
107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5 1 05-27
107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0 1 06-24
107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3 1 08-01
107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8 1 12-26
107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9 1 02-12
107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1 03-27
107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 1 04-15
107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 1 04-30
106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1 1 02-08
106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9 1 05-14
106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0 1 10-22
106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1 1 09-28
106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9 1 11-10
106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9 1 12-08
106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7 1 07-21
106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9 1 10-12
106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0 1 01-03
106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0 1 02-15
105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1 1 02-23
105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1 1 03-1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