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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의 주소 / 임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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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63회 작성일 19-05-29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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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의 주소 

    임동윤


 

숲이 그리운 것들은 늘 젖어 있다

머리를 덮은 그물망이 걷혀야

비로소 그 하늘로 날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서울대공원

철망 우리 속에서 따닥따닥 소리만 낸다

아침이면 강물에 반짝이던 햇살

풀잎마다 고이던 눈빛을 기억한다

물풀 찰랑거리던 소리도 기억한다

그러나 나에겐 햇살이 없다

물수제비로 미끄러지던 실안개도 없다

오직 눈발을 그리워하는 북극곰처럼

그곳을 향해 날아오르지만

그물망에 부딪혀 이내 곤두박질치고 만다

강으로 돌아가기 위한 몸부림

상처투성이의 어깨와 흐릿해진 눈

감옥에서 벗어나려고 철망에 몸 부딪치다

끝내 주저앉아버린 나날들

울긋불긋 치장한 발길들이 찾아들면

불안한 소망을 가까스로 펼쳐들고

나는 다시 허공으로 치솟아 오른다

오랜 출산의 기쁨도 잊은 채

다시 하얗게 깃을 세워 본다

언제 그곳으로

물수제비 강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계간 《시와경계》 2010년 여름호






1948년 경북 울진 출생
1968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 199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연어의 말』,『나무아래서』,『함박나무가지에 걸린 봄날』
『아가리』 『따뜻한 바깥』 『고요한 나무 밑』저 바다가 속을 내어줄 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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