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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약속 / 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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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32회 작성일 19-05-3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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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약속

    박성준

   

 

  나무를 생각합니다. 대지는 의견을 감추는 법을 가르칩니다. 고백이 아니더라도. 음악은 나무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산을 오르는 사람은 산을 알지 못하고, 직립을 한 이후부터 누구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피아노를 치면서 피아노가 희박해집니다. 산길은 누구 혼자서 높이를 이해했다는 증거가 아닙니다. 아무것도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나무의 후렴은 할애된 공간보다 먼저입니다. 이를테면 석공이 돌 속에서 부처를 꺼내 왔다든가 향불 연기 속에다 절간을 지었다는 풍문이 풍경 소리로 노승의 그림자를 흔들었다고 한들, 피아노는 여전히 뿌리가 없습니다. 불편은 계단입니다. 각자의 몫으로 넘어지기 좋은 그림자와 오차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나무였을 때를 생각하며 엽록으로 울렁거리는 느림의 명치 곁에는 잘 깍아놓은 불상이 있습니다. 피아노가 모르는 것을 나무가 알고 있습니다. 희망이 흉기가 되기도 합니다. 또 어떤 불상은 토르소처럼 보이기도 하지요. 피아노는 그늘을 모르고 있습니다.


-박성준 시집『잘 모르는 사이』(문학과지성사, 2016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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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서울 출생

경희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2009문학과사회시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201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문학평론부문 당선

시집 몰아 쓴 일기』 『잘 모르는 사이』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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