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르쳐준 사람에게 / 이승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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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28회 작성일 19-06-04 10:26본문
길을 가르쳐준 사람에게
이승하
길을 가는데 따라붙는 사람
도에 관심이 있나요?
도를 닦으시겠습니까?
도사 같아 따라가 보았지
금융시장이라는 환상의 길을
소비자 신용등급이라는 으슥한 길을
길은 멀어도 목적지에만 이른다면
현대라는 카드 속에 길이 나 있다고 한다
금전의 길? 신용의 길? 서비스의 길?
길이 거기 있다고 한다 인생길이 출세가도가
이 길로 걸어가면 담보대출
저 길로 달려가면 당좌대월
지름길은 확고부동한 분할결제
에움길은 어처구니없는 개인파산
길이 보이는데 길로 가셔야죠
제사를 정성껏 제대로 지내셔야죠
복체는 복을 받을 만큼만 내십시오
수수료가 알게 모르게 막다른 골목으로
할인가가 하루아침에 진흙탕 길로
연회비 면제가 결국은 못 돌아올 저승길로
길이 아닌 소비의 감옥, 그 높은 자본의 벽 안으로
ㅡ계간《시산맥》(2018, 겨울호)
1960년 경북 의성 출생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시집 『사랑의 탐구』 『폭력과 광기의 나날』 『박수를 찾아서』 『생명에서 물건으로』
『뼈아픈 별을 찾아서』 『인간의 마을에 밤이 온다』 『취하면 다 광대가 되는 법이지』
『천상의 바람, 지상의 길』『불의 설법』『감시와 처벌의 나날』『나무 앞에서의 기도』등
시선집 『공포와 전율의 나날』 등
소설집 『길 위에서의 죽음』
인물평전 『마지막 선비 최익현』 『최초의 신부 김대건』 등
지훈상, 시와시학상 작품상, 천상병귀천문학대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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