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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쓴맛 / 안성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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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302회 작성일 19-06-12 09:23

본문

달달한 쓴맛


    안성덕

 


엿을 먹었네

꿈결인 듯 앞산 너머 뻐꾸기가 울면 철걱철걱 엿장수가 가위를 쳤네

아무리 아껴 먹어도 할머니 흰 고무신은 금세 녹았고 어머니의 부지깽이는 오래 쓰라렸네

소쩍새는 밤이 깊도록 훌쩍거렸네

정수리의 딱지나 떨어졌을 국민학교 오학년 땐가

방앗간 머슴이 빨리던 풍년초 몇 모금은 몽롱했네 주제도 모르는 머슴 놈 편지 심부름에

얼척없다, 옆집 누님은 시퍼렇게 나를 꼬집었네

알사탕은 달다 못해 쓰기만 했네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책상 앞에 앉아 질끈 머리를 동여매었지만 열매는커녕 꽃 한 번 보지 못했네

세월은 가슴애피를 하던 막내고모의 약단지에서 골라낸 감초만도 못했네

허나, 호락호락한 적 한 번 없던 세월이 엿 먹이지 않았다면 빈속에 강소주 맛을 내 어찌 알았겠는가

 

소주가 엿처럼 입에 쩍쩍 달았다면 삼십 년도 넘게 물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환갑에 알았네, 이 달달한 쓴맛을

 

-안성덕 시집 달달한 쓴맛(모악, 2018)에서



 

안성덕.jpg


전북 정읍 출생

2009전북일보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몸붓달달한 쓴맛

 

    

추천1

댓글목록

맛이깊으면멋님의 댓글

profile_image 맛이깊으면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엿 먹이는 세월엔 소주가 답
-------------------------------------
삶을 맛에 견주는 시는 많다.
삶은 달걀이니까!

어린 날, 할머니 내가 바꿔 먹은 엿, 그. 대가는 어머니의 부지깽이 세례.
방앗간 머슴에게 알사탕 받아먹고 옆집 누나에게 연애편지 전해주자 돌아온 것은 꼬집힘.
달다는 열매를 위해 열심히 공부했지만, 돌아온 것은 없었다.

엿 먹이는 세월 때문에 빈속에 강소주를 넘긴 적 많았지.
누군가의 삶에든 약방의 감초처럼 세월이 낀 겨 들지 않았을까!
소주가 달달한 맛이었다면 물리기 쉬웠을 것이다.
쓴 소주를 달다, 달다 하며 달게 마셨던 세월이다. 그럴 때도 있었겠지.
허구한 날 쓰디쓴 맛이라면 이것 또한 고역이었을 거다, 엿처럼 단것들보다는 덜 하겠지만.

산다는 것,
살아간다는 것,
살아진다는 것,
살아낸다는 것
모두가 달달하면서도 쓴맛이 씨줄 날줄로 엮이는 것들이라서,
씹다 모면, 마시다 보면 그 맛이 전부 담겨 있는 거라지.

환갑쯤 넘기니 알게 되는 소주의 참맛.
인생이라는 달달한 쓴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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