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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걱 / 류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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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67회 작성일 19-06-13 09:04

본문

주걱

 

  류인서

 


나의 손에 손목 잡힌 얄따랗고 단단한 슬픔입니다

손거울 보듯 들여다봅니다

누군가요? 유령처럼 눈 코 입이 없는 이 얼굴은

얼굴이 아니면

손가락 없는 손바닥, 발가락 없는 발바닥

손가락 대신 발가락 대신 몇 개의 현을 빌려준다면 그의 몸 비파족族의 악기라도 될까요

울림통이 없으니 들리지 않는 노래될까요

듣지 못하는 귀 될까요

 

젖은 그의 손목을 놓친 적이 있습니다

  

-류인서 시집『놀이터』(문지, 2019)에서


류인서~1.JPG

  

1960년 대구 출생
2000년《시와사람》신인상
2001년《시와시학》신인상으로 등단
시집『그는 늘 왼쪽에 앉는다』『여우』『신호대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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