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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삶 / 하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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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77회 작성일 19-06-27 09:45

본문

타인의 삶

  

   하재연

  

 

당신이 내게 주고 간 은화를

머릿속에서 굴려보는 밤

  

내 귓속에는 둥그렇고 짤랑거리는

동심원들이 존재하는데

그 사이에 이어지지 않는

선분이 있었다.

  

착하고 이기적인

지나간 시간들과 교환할 수 있는 것은

나에게서 원래부터 빠져 있었던

다 못 만들어져 유통될 수 없었던

화폐 같은 것이었다.

  

알지 못했던 것이

알 수 없어져 버린

  

얄팍하고 깜깜한 이 세계의

식당 안의 의자 한가운데

 

 내가 뒤지고 있었던 지갑 속의

쓸모없는 영수증 한 장

 

 버려졌어야 할 시간이 지나

끄집어내어진

그 누군가의 삶처럼

 

 함부로

펼쳐지고 있는 것들이.

 

 —《유심》2014년 9월호



 

 

1975년 서울 출생
고려대 국문과와 대학원 박사과정
2002년 제1회 《문학과 사회》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시집 『라디오 데이즈』『세계의 모든 해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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