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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사무소를 지나가는 택시의 말​ / 이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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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4회 작성일 19-07-0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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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사무소를 지나가는 택시의 말

   이명윤


  그 동네 하늘은 면사무소를 따라 돌지. 면사무소를 지나면 농협이 있고 농협을 지나면 중국집이 있고 중국집을 지나면 경운기를 타고 오는 봄날. 면사무소는 늘 그 자리에 면사무소처럼 앉아 면사무소를 지나가는 사람과 면사무소를 흘러가는 구름의 시간에 대하여 회의를 하지. 면사무소는 은밀하게 면사무소라는 말속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지. 언제나 면사무소의 얼굴로. 언제나 면사무소의 자세로. 어디서 왔소? 면사무소에서 왔습니다. 면사무소는 비를 내리지 않고 면사무소는 바람을 만들지 않고 면사무소는 면사무소를 뛰어넘지 않고 면사무소는 면사무소를 따라 느리게 돌아가지.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 하면, 아, 아, 다시 한번 면사무소에서 알려드립니다.

-계간 시선》 2019년 여름호



FILE000.jpg


2007년 《시안》으로 등단

시집 『수화기 속의 여자』  

<시마을 문학상>, <전태일 문학상>
<수주 문학상>,<민들레 문학상>, <솟대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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