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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위의 발코니 / 김형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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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55회 작성일 19-07-09 10:31

본문

지붕 위의 발코니

 

   김형술

  

 

   뚱뚱한 구름 하나 전선줄에 걸려 있네. 전단지 검은 비닐봉지 1회용 컵 따위 잔뜩 끌어안고

 

   속삭이네. 여긴 안전하지 않아 도망칠 수도 없어 비행기를 타고 혹등고래에 매달리고 로켓에 실려 화성에 도착해도 숨을 곳은 없어 속삭이다 문득

 

   내 소매 끝을 들어 주사자국을 헤아리네. 몸을 가로지른 붉은 흉터자국 옷자락을 걷어 오래 들여다보네. 죽음 같은 마취에서 깨어날 때 몸속 가득 일어서던 차가운 핏줄들, 섬망 흐드러진 시간들

 

   지켜보고 있네. 구름은 말이 아니다. 나귀도 변기도 만년필도 아니다. 지붕 위에 잘못 올려진 의자, 바람이 잠시 몸을 기대는 발코니 같은 것

 

   구름은 눈이지. 늘 마주쳐 지나치고 등 뒤에서 날아오르지만 내가 보지도 알지도 못한 채 나를 지켜보는 투명한 권력자. 길을 가로막고 등을 떠밀고 넥타이를 당기며 나를 잡아끄는 절대자의 그림자.

 

   너덜너덜 찢어진 더러운 구름 하나 천장에 매달려 있네. 늘 전등빛을 가려 방안에 그늘을 드리우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거야 속삭이며 날마다 뚱뚱하게 살이 쪄가네. 반듯하게 오래 접혀진 울음, 비명 줄줄이 껴안고도

 

   제가 구름인 줄도 모르는 구름 한 덩어리.

 

-계간 시와 사상2019년 봄호 






1992년 《현대문학 》등단
시집 『의자와 이야기하는 남자』, 『나비의 침대』
『물고기가 온다』『무기와 악기』『타르초, 타르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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