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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르호랑이의 쓸모 / 이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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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05회 작성일 19-07-22 09:16

본문

아무르호랑이의 쓸모

 

   이병일

  

 

   금속 신경을 가질 것, 비상은 굼뜨고 볼품이 없을 것, 빳빳한 수염으로 명상에 잠길 것, 피로 입술 자국을 찾을 것, 그러니까 핏줄 속으로 호랑이가 출몰한다고 두려워하지 말자

 

   아직도 아무르 강가의 사냥꾼은 호랑이를 산 채로 잡는다 첫눈 모퉁이를 돌아 나오는 호랑이를 잡는다 호랑이 잡는 일은 여간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추우니까 허드렛고기가 필요하니까

 

   염소를 나무 위에 매달아둔다고 했다 물론 구덩이를 파고 그 위에 대를 깎아 박아두고, 새끼 거미줄로 산 그림자를 붙인다고 했다

 

   불쑥 구름에 씻긴 자작나무 숲, 발갛게 타는 올빼미는 미동조차 없다 호랑이를 감출 행간이 없으니까 가까스로 감지되는 눈동자, 잠의 눈꺼풀 속으로 뛰어든다 흑요석 무늬 자정도 사냥꾼의 잠으로 반사된다 그때 호랑이는 드렁드렁 피가래를 뱉는다

 

   일곱 가지의 병을 가진 아이를 위해, 호랑이는 코와 이빨과 발톱과 눈동자를 꺼내준다 삶에도 죽음에도 이르지 못한 아이, 입과 귀가 뚫린다 호랑이 가죽옷을 입고 자란다 이제는 벌판을 휘젓는 힘을 지니게 되었다

 

 -계간 리토피아2019년 여름호 


leebi.jpg

1981년 전북 진안 출생
2002년 병영문학상 가작 수상
명지전문대학 문예창작과 졸업
시모임 '뒤란' 동인
2005년 <평화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2007년 ≪문학수첩≫ 등단
201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
시집 『옆구리의 발견』 『아흔아홉개의 빛을 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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