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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가 되기 위해 / 김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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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9회 작성일 19-07-2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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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가 되기 위해

    김낙호


당신이라는 말속엔 내가 없다
내가 누군지,
당신이 내게 누군지
가끔 또는 자주 헷갈리면서
미궁의 물속에서 모색하는 공존

물의 근육에 떠도는 먼지 같아서
섬광 같은 눈빛에도 포착되지 않는 내 몸
결 따라 층으로 흐르는 물살을 훔쳐
당신의 살에 숨어든다

당신은 한 귀퉁이쯤 양보하고
살 수 있으리라고
예고 없이 들어온 것처럼
문득 떠날 줄 알았던지

점액질의 살집만으로는
불안하여 빛마저 차단할
견갑을 덮어 버린다
갑옷 열릴 때,
당신은 참았던 아픔을
물의 허공에 끔벅끔벅 던진다
거기,
물의 바람을 등지고 바라보는
하늘에 상처가 머물렀던가
상처의 시간을 어루만져 줄 바람의 손끝이 있었던가

당신 안에 앉은 더딘 성장의 내 동공이
당신의 눈빛을 등대 삼아 숨을 키워
내어놓기 싫은
상처를 훔쳐보기라도 했다는 듯,
내가 가시였음을 흠칫 깨달은 날
나는 전이되어 슬픈 눈으로 몸을 말기 시작한다

당신의 숨소리가 뽀글뽀글 수면을 향한다
낮은 삶이 내려놓는 눈물은
떨어질 곳조차 찾지 못해 허공에 흩어진
다는 것을,
나는 보았다
아픔을 출수하는 말 없는 말을
당신의 상처로 인해 내가 영롱한 빛을 발산하게 되었다는 것을  


꾸미기_부산일보 김낙호.jpg 
 

 1962년 충남 예산 출생

충남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2017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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