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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시간 / 최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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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00회 작성일 19-08-0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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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시간

 

   최을원

 


  빵 냄새가 나요 아니 꽃이 뭉개지고 있어요 아니 삐죽한 암술이 고양이 수염을 닮았네요 야옹 소리 들리지 않아 얌전한 부뚜막인 줄 알았죠 어디서 칼과 도마가 나타났을까요 머리와 꼬리가 잘려 나가고 번지는 핏빛 개와 늑대의 시간 불그스름한 치마 속 가랑이가 부풀어요 목소리도 바뀌어 쇠고기 사주세요 자주 바뀌는 낯, 낮이 환해 밤은 득시글하죠 안심스테이크 안심되나요 와인과 달빛을 오려서 붙여 넣으면 쥐도 새도 모르나요 그림자들이 마스크를 쓴 짐승처럼 엎드려요 이 풍경에서 나만 사라지면 될까요 너무 멀지 않고 너무 가깝지 않은 거리는 얼마쯤인지 하늘은 다 지켜보고 있지요 말의 화살이 심장을 통과해 알 수 없는 곳으로 뒹굴어요 믹서기에 몸이 끼는 거 같아요 후두두위이이 빗발치는데 칫솔질을 하고 나는 입을 다물어요 다물어요 입을



최을원 시집 새와 함께 잠들다(천년의 시작, 2017)에서

 




1961년 경북 예천 출생

2002년문학사상으로 등단

2009년 시집 계단은 잠들지 않는다』 『새와 함께 잠들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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