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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도 / 정낙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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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40회 작성일 19-08-02 17:08

본문

득도(得道)

 

  정낙추

 

 

봉지 속에

한 사내가 있다

꽃 떨어지자마자 봉지 속에 유폐된 사내

얼마의 내공을 쌓았기에

독방에 갇혀서도

부처님 몸빛보다 더 찬란할까

 

봉지를 벗기자

눈부신 가을 햇살이 황금빛에 튕겨 깨진다

 

몸 안 가득 채운

단물은

사내의 땀방울이다 그리움이다

세상에 단 한 번도 내보이지 않고 고인

눈물이다

 

눈물이 매달린 배 나뭇가지 사이에서

사내가

잘 익은 자기 얼굴을 웃으며 따고 있다

 

정낙추 시집 그 남자의 손(애지, 2006)에서

 


정낙추.jpg


1950년 충남 태안 출생

2002내일을 여는 작가로 등단

시집 그 남자의 손』 『미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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