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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기가 사라진 뒤에 / 이장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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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78회 작성일 19-08-12 10:36

본문

기울기가 사라진 뒤에

 

   이장욱

 

 

막 떨어지는 나뭇잎이 허공을 구성하는 각도

새벽의 꿈에서 깨어나자 스며드는 생시의 각도

추락하는 사람에 대한

사후의 각도

 

바라보는 사람이 없는데도 기울기가 있어?

영원에는 기울어진 것이 없습니다.

수평과 수직이 사라진 뒤에

비스듬한 사람이 걸어가고 있을 뿐

 

저기 전화를 하는 저 사람이 자기 그림자를 갸우뚱히 바라보는 이유는

그림자 안에 해가 지고 있어서

조용한 말이 그이의 귓가에 스며들어서

그건 그렇게 갸우뚱한 상태로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

 

나뭇잎 하나가 떨어진 뒤에 나무가 스르르 기울었다.

거리의 행인들과 지금 듣는 음악의 각도가 바뀌었다.

수평선과 쏟아지는 빗줄기의 기울기가

오늘의 초침이 분침에서 멀어지려고 미친 듯이

 

당신이 고개를 기울이자 나뭇잎이 다른 곳으로 떨어졌네.

당신이 생시에서 사라지자 내가 깨어납니다.

그림자가 일어나 혼자 걸어가는 세계에서

 

분침과 시침이 겹치는 순간

날카로운 알람이 거리에 울려 퍼졌다.

누군가 나의 아주 가까운 곳으로 추락하고 있다.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2019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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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서울 출생
고려대 노문과 및 동대학원 졸업
199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내 잠 속의 모래산』『정오의 희망곡』『생년월일』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
장편소설 『칼로의 유쾌한 악마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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