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카·토 내 영혼 / 김정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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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00회 작성일 19-08-19 09:54본문
스·타·카·토 내 영혼
김정란
한참 잘 나가고 있는 시인이 나에게 말했다. 넌 호흡이 너무 짧아. 난 집으로 돌아왔다. 종이쪼가리마다 괴발개발 써놓은 내 시들을 읽었다. 가슴이 제멋대로 흘러나온 내 시들. 내 가슴에 문고리는 달려 있지 않다. 그러나 열고 닫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난 가슴을 감시하고 싶지 않아. 난 멋대로 쓰고 싶어. 난 위대해질 생각이 없어. 문들이 덜컹거렸다. 너무 쓸쓸해서 나는 울지도 못했다.
좋아, 딴 것으로 프로가 될 수 없다면, 쓸쓸함에서나 그래 보지.
난 스·타·카·토로 내 영혼을 자른다.
당신의 쉼표와 쉼표를 건너뛸 수 없다면 그건 내 탓은 아니다.
오월의 나뭇잎들이 그렇듯, 나도 햇빛 그네를 타고 싶다.
스·타·카·토로
― 《문예중앙》 1999년
서울 출생
한국외국어대 불어과 졸업
프랑스 그르노블 III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1976년 《현대문학》 등단
시집 『다시 시작하는 나비』 『매혹, 혹은 겹침』
『그 여자 입구에서 가만히 뒤돌아보네』 『스.타.카.토 내 영혼』
『용연향』 『꽃의 신비』 등
1998년 백상출판문화상 번역부문상, 2000년 소월시문학상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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