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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부쟁이 / 조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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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77회 작성일 19-09-03 10:09

본문

쑥부쟁이

 

   조양상

 

 

흐드러져야만

절절해야만

내게 오는 너는 늘 빈손이다


구구절절 애틋한 시간이

늦가을 저물녘을

보랏빛으로 물들이는데

갈 빛 서린 사향나무 숲에 들어

무서리 내린 산등성이를 내려놓아야만

그리움에 얼룩진 너를 만난다

피었다 지는 시간만큼

머물렀다 가는 시간만큼

너에게 가는 나도 늘 빈손이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

구름이 머물렀던 자리

다 덮느라 늘 빈손인 것이다


조양상 시집 자작나무 숲에 들다(시산맥, 2019)에서


 

 

2017시와 소금으로 등단

시집 연꽃에게』 『자작나무 숲에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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