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소폭포 가랑이에 머물다 / 정동철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직소폭포 가랑이에 머물다 / 정동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35회 작성일 19-09-17 11:27

본문

직소폭포 가랑이에 머물다

 

   정동철

 

 

  직소폭포 가랑이 사이에다 머리를 처박다

 

  나는 애초 세상을 피해 이곳에 들어왔으나 벼랑 끝으로 가는 길도 길이었음을 내리 꽂히는 직소폭포의 오줌줄기를 보면 귀 기울이지 않고도 알 수 있어 내 마음은 너무 빨리 흰머리 갈대가 되었다

 

  혼자서 불타다 혼자서 사라지는 단풍나무의 세상에서 떠돌다 지친 나를 씩씩하고 당당한 저 가랑이에다 부끄러운 머리부터 처박고 싶었던 것인데 벼락천불 같은 오줌 줄기가 세상의 쓸쓸한 일로 분함을 삭이지 못하는 내 머리통을 뚫고 지나가버리면 나 같은 것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도 좋을지 몰라 끝도 없는 직소폭포의 뱃속에다 손발과 몸통 얼굴도 집념과 질투까지도 밀가루 반죽처럼 뭉뚱그려 애초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었던 것인데

 

  세상을 짊어지고 기우뚱 내소사를 넘어가는 노을이 무얼 알겠다는 것인지 빙그레 웃는 것이다 그래 단단한 슬픔을 깨뜨려 다시 슬픔을 꺼내듯 내 멍멍한 머리통을 깨 너를 비워내게 하는데 생생하고 지릿한 폭포의 오줌이 고인 저 샛노란 화엄의 호수 속에 들어가 한 두어 해 쯤 잠겨 있었던 것인데

 

  그렇게 잠겼다가 헌옷을 갈아입듯 맑게 생()을 우려내고 나와 보니 가을 저녁이 알아서 그 여자 가랑이 사이로 곤두박질치고 수천수만의 꽃잎들 아직도 연못 위를 떠돌고 묵은 기억들이 폭포 줄기를 좇아 산 아래 마을의 불빛처럼 역류하고 있는지라 이제 쓸쓸해하는 것도 우습기만 하여 지는 꽃들 눈물 흘리는 네 눈 속에 넣어줄 수 있겠다

 

정동철 시집 나타났다(모악, 2016)에서

 

 

12294.jpg


1967년 전북 전주 출생

전북대학교 졸업

2006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전남일보 신춘문예

시집 나타났다

2014년 작가의 눈 작품상 수상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963건 1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63 2 07-19
196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07-08
196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7-08
196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 07-08
195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1 07-03
195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0 07-03
195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7-03
195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0 06-29
195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0 06-29
195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6-29
195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7 0 06-24
195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0 06-24
195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0 06-24
195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0 0 06-19
194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 0 06-19
194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 0 06-19
19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 0 06-16
194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 0 06-16
194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 0 06-16
194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6 0 06-09
194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 0 06-09
194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 0 06-09
194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4 0 06-02
194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9 0 06-02
193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0 06-02
193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 0 05-29
193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0 05-29
193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 05-29
193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0 05-27
193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 0 05-27
193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0 05-27
193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0 1 05-21
193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 0 05-21
19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 0 05-21
19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3 0 05-17
19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 0 05-17
19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0 05-17
19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7 0 05-12
19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4 0 05-12
19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 0 05-12
19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 0 05-08
19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 0 05-08
19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 0 05-08
19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0 05-04
19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4 0 05-04
19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0 05-04
19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8 0 04-29
19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9 0 04-29
19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 1 04-29
19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0 0 04-2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top@hanmail.net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