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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자는 아이 / 하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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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60회 작성일 19-09-18 11:28

본문

매일 자는 아이

 

   하재청

 

야간 자율학습 시간

그 녀석의 책상을 걷어찼다

아무것도 아닌 줄 알고 한 번 걷어찼을 뿐인데

텅 빈 소리가 오랫동안 밤공기를 가른다

텅 빈 그림자에 피가 얼룩진다

책상에 엎드려 매일 자는 줄 알았는데

깊은 침묵으로 밤마다 피 흘리고 있었구나

하얀 어둠 속에 자신의 그림자 새기며

아스피린처럼 깨어 있는 아이

어둠을 골똘히 바라보고 있는 아이

무심코 한 번 걷어찼을 뿐인데

신음소리도 내지 않고 너무 아픈 소리를 낸다

이제 달과 구름도 새기지 못하는 너,

아무도 오지 않는 자기의 어둠 속을 바라보며

오래 묵은 기억을 부여잡고 있었구나

오지 않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교실 형광등도

진저리를 치고 있다


하재청 시집 사라진 얼굴(2018. 10)에서




hajaechung-180.jpg

경남 창녕 출생

​계명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2004시와 사상으로 등단

시집으로 사라진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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