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그냥 꽃인 날에 아름다웠던 꽃을 그리며 / 장종권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꽃이 그냥 꽃인 날에 아름다웠던 꽃을 그리며 / 장종권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43회 작성일 19-09-25 10:23

본문

꽃이 그냥 꽃인 날에 아름다웠던 꽃을 그리며

 

   장종권


 

이 땅의 꽃이란 꽃은 모두 죽어버려라

아름다운 것들은 아름다운 껍질을 벗고

산 것들은 생명의 소중한 속살을 파내어

우주의 먼지 속으로 모조리 던져버려라

보이는 것으로 보았다 말할 수 없고

들은 것으로 들었다 말할 수도 없는

미래의 꿈들이 절망적으로 춤추는 곳에서

꽃은 꽃으로 서 있어도 더 이상 꽃이 아니다

아름답게 피어도 더 이상 피었다 말할 수 없다

미치도록 좋았던 그대에게 묻노니 지금도 황홀한가

흘러간 자리에도 꽃은 피지만 피었다 말할 수 없다

피어도 피었다 할 수 없으니 이제 꽃은 꽃이 아니다

사라진 들에 바람은 불어서 어쩌자는 것이냐

얼굴 없는 종족들에게 향기는 날려서 어쩌자는 것이냐

사라진 것들의 무덤 위로 거대한 꿈의 궁전은 무성하게 자라고

얼굴 없는 존재들은 밤이나 낮이나 클릭, 클릭, 클릭,

혼자서도 섹스를 한다

드디어 머리 아픈 한밤 엮어내는 상상의 세계가 만병을 통치한다

심장을 광대한 허공 속에 띄워놓고

맛없는 땀과 식은 피를 뿌려대는

이 저녁 어둠은 빛처럼 황홀한 그림 그리며 다가서고 있다

꽃이 그냥 꽃인 날에 아름다웠던 꽃을 그리며

이 땅의 꽃이란 꽃은 모두 죽어버려라

살아야 할 이유 있어도 굳이 목을 꺾어버려라

슬퍼하는 이 없어 죽어도 결코 죽음답지 못하리라

 

지평선동인집 소나기가 두들긴 달빛(리토피아, 2015)에서


 ​

 

jangjongkwon-180.jpg


1955년 전북 김제 출생

1985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아산호 가는 길』 『꽃이 그냥 꽃인 날에

개나리꽃이 피었습니다』 『호박꽃 나라

장편소설 순애창작집 자장암의 금개구리

2000년 인천문학상, 2005년 성균문학상 수상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691건 5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49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6 2 03-09
149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5 0 02-01
148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4 1 04-01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4 0 09-25
148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4 1 08-10
148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3 0 12-30
148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1 0 10-08
148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0 1 03-06
148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6 0 06-04
148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3 0 05-22
148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2 0 01-16
148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0 0 05-31
147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8 1 07-21
147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6 1 07-08
147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5 1 10-22
147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2 0 09-28
147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1 2 01-25
147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0 0 09-16
147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9 1 01-15
147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6 0 02-08
147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5 0 10-07
147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3 1 05-14
146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9 0 03-07
146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8 1 11-13
146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8 0 09-28
146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6 0 05-16
146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6 1 09-25
146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1 0 09-19
146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0 0 08-26
146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9 1 03-29
146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8 0 06-24
146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7 0 09-19
145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6 0 08-25
145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4 0 03-13
145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4 0 06-03
1456
색 / 심강우 댓글+ 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2 0 06-10
145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1 1 03-09
145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1 1 05-13
145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0 2 01-07
145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7 1 10-15
145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5 1 10-11
145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4 0 05-16
144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3 0 09-12
144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1 1 09-03
14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9 0 01-10
144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9 0 05-13
144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3 0 05-01
144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0 0 03-15
144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6 0 01-16
144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4 0 05-3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