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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톤의 질문 / 서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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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89회 작성일 19-10-01 09:53

본문

백 톤의 질문

 

  서안나

 

 

뒤돌아보면

가을이었다

소주가 달았다

내가 버린 구름들

생강나무 꽃처럼 눈이 매웠다

 

고백이란 나와 부딪치는 것

심장 근처에 불이 켜질 때

그렇게 인간의 저녁이 온다

 

불탄 씨앗 같은 나를 흙 속에 파묻던 밤

죄 많은 손을 씻으면

거품 속으로 사라지는 두 손은 슬프다

어떤 생은 어떤 눈빛으로

커튼을 닫고 밥을 먹고 슬픔을 물리치나

 

깨진 중국 인형의 눈동자 속에서

울고 싶은 자들이 운다

죽은 꽃이 죽은 꽃을 밀고 나오는

부딪치는 밤이었다

 

돌아누우면

물결이던

애월

 

―《유심20151월호




1965년 제주 출생
1990년《문학과 비평》으로 등단
시집 『푸른 수첩을 찢다』『플롯 속의 그녀들』『립스틱 발달사』
동시집 『엄마는 외계인』
평론집『현대시와 속도의 사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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