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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식탁 / 반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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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87회 작성일 19-10-07 16:10

본문

거대한 식탁

 

   반연희

 

 

저것은 회전판이 있는 식탁이다

바퀴 달린 접시들이 돌고 있는

휘어진 도로

닭을 가득 실은 트럭이 달려간다

아이들을 실은 버스가 달려간다

접시 위의 닭들이 질주한다

아이들의 혀 위에서

닭을 실은 트럭이 질주한다

트럭이 달려간다

버스가 입을 벌리며 뒤를 쫓는다

트럭이 꼬리부터 먹힌다

버스가 익지 않은 트럭을 뱉어낸다

반쯤 씹혀진

회전판이 멈춰지고

깨진 접시들이 옮겨지고 있다

거대한 식탁의

먹어치워진 오늘이 내일로 대체되고 있다

 

계간 시와 정신2006년 봄호




banyounhee-150.jpg

 

1969년 경남 삼천포 출생

1992년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졸업

2001다층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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