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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기월식 / 이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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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78회 작성일 19-10-07 16:12

본문

개기월식

 

   이초우

 

 

1.

초저녁잠이 깊이 든 암자를 빠져 나와

나는 바닷가 오솔길을 걸었다.

황금줄을 늘어뜨린 채 초파일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봉긋봉긋 누워 있는 공동묘지가 일어선다.

어디선가 갓난아이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불그스레한 연등이 익어간다.

그 환한 등불을 바라보며 잠시 합장을 할 때

샤륵샤륵 가위 소리,

내 목에 감긴 탯줄이 잘려나갈 때까지

나는 세상을 향해 긴 울음의 예를 올렸다.

창호지 같은 연등의 살결이 파르르 떨렸다.


2.

창호지 벽에 비친 어머니의 얼굴, 제단 앞에서 오른 손으로 따글따글 염주알을 굴리며 마른 내 탯줄 안으로 금강경을 들여보내신다. 집안에 신당을 모셔야 오래 산다며 선뜻 내민 오방기, 이승에서 못해본 괘를 지금 나에게 뽑으라신다. 아 어머니 저를 시험에 빠뜨리지 마세요. 도망치듯 빠져 나와 산길을 달리지만, 나는 여지없이 나무등걸에 걸려 벼랑 아래로 굴러 떨어진다. 갑자기 무언가 눈탱이를 맞은 듯 세상이 훤하게, 그러나 곧 깜깜해진다, 암자처럼

 

―《현대시200410월호

 

 

 

경남 합천 출생
부경대 해양생산시스템공학과 졸업
2004년 《현대시》로 등단
시집『1818년 9월의 헤겔 선생』『웜홀 여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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