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킹 1 / 유리안 > 오늘의 시

마네킹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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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안

알고 있었나요, 그의

정신세계

모호한 영혼이나

인간관계에 대해

바퀴 달린 뇌에 대해

폐부 깊숙이 바이러스가 들어와

손톱 끝까지 바이러스가 침투해

논란의 핵심은 심리적 요인이었지만

그는 성인용이었다는군

분석을 넘어 이별을 알고 있었다고

늘 표현하고 있었다는 각성은

오랜 자기방어였다고

나란히 옆에 선 마네킹 1은

그렇게만 추측했다

숱한 깨달음이 저장되었을 눈

몇몇 해의 봄이 피었다가, 줄곧

어둠 속에 묻히고 마는 하루

아아 목말라! 번뇌도 없이

번번이 봄, 번번이

가을인 영혼

웃고 있었군요

만지고 있군요

완성도 시작도 없던 골격

열연하지 않고는 눈을 감아야 해요

공존의 원칙에 대해 매번 연구 중이죠

여전히 당신은 그의 관절을 꺾고

영혼을 분리해

상상을 만드는 시간입니다

나란히 옆에 선 마네킹 1과 마주 보고 선

마네킹 2의 절실한 독백이 있었다

"인공 눈물이 필요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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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시선》으로 등단

시집 『춤추는 국수』『사월 하순 아침에 하는 말』

다음 브런치에 시화 ‘꽃씨’ 연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