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의 사람 / 박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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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16회 작성일 19-10-10 09:36본문
두 마리의 사람
박찬일
사람 속에 개가 있다.
개가 나서기도 하고 사람이 나서기도 한다.
개와 사람은 만나지 못한다.
개 속에 사람이 있는 경우도
만나지 못한다.
개가 사람이 되기도 하고 사람이 개가 되기도 하나
함께 있지는 못한다.
개로 사람을 방문하지 못하고
사람으로 개를 방문하지 못한다.
별개이다.
개에 대한 기억도 없고 사람에 대한 기억도 없다.
별개의 방에서 개는 개를 추억하고
사람은 사람을 추억한다.
죽어서 하나가 되지만
개였던 줄 모르고 사람이었던 줄 모른다.
개로 죽으면 갠줄 알고
사람으로 죽으면 사람으로 안다.
개와 사람이었던 줄 모른다.
―《현대시학》 2015년 여름호
1993년 《현대시사상》 등단
연세대학교 독문학과 및 同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시집으로 『화장실에서 욕하는 자들』 『나비를 보는 고통』 『나는 푸른 트럭을 탔다』
『모자나무』 『하느님과 함께 고릴라와 함께 삼손과 데릴라와 함께 나타샤와 함께』
『인류』 『「북극점」 수정본』 『아버지 형이상학』 등
시론집으로 『해석은 발명이다』 『사랑, 혹은 에로티즘』, 『근대: 이항대립체계의 실제』
『박찬일의 시간 있는 아침』 『시의 위의─알레고리』
연구서 『독일 대도시시 연구』 『시를 말하다』 『브레히트 시의 이해』 등
제7회 유심작품상, 제11회 시와시학상, 제3회 박인환문학상
제11회 이상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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