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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너의 원소 / 강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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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44회 작성일 19-10-1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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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너의 원소

 

   강신애

 

 

증기, , 바람, 거품은 터너*의 원소들이다. 모슬린 헝겊을 드리운 듯 자욱한 아치형 다리들, 종소리가 허물다 만 수도원의 폐허는 터너의 용해된 기억이다.

 

  하늘을 집어삼킨 19세기 공장 흐린 입김들이 굴뚝 밖에서 길을 잃는다. 굶주린 검댕이가 골목에 폐에 스민다.

 

  아버지가 종일 깎은 머리카락들이 서로를 끌어안고 있다. 고개를 젖힌 사내 얼굴에서 하얀 비누 거품이 뭉게뭉게 일어난다. 이발소 가득, 거리 밖으로 둥둥 떠다닌다.

 

  소년의 더듬이는 거울에 맺힌 물방울 필체들, 헤아릴 수 없는 터럭들, 바짓가랑이 부풀어 오르는 근대의 뜨거운 기체를 흡착한다. 훗날 구름과 불기둥, 비바람으로 칠해질 물과 불의 씨앗들이 거기 런던 뒷골목 소년의 손끝에서 잉태된 것

 

  사투를 벌이는 증기선에서 눈보라를 직면하기 위해 부러질 듯한 돛대에 자신을 꽁꽁 묶었던 사람

 

  그 전설 같은 이야기가 배가, 항구가 뒤바뀐 것이든 혹 거짓일지라도 포효하는 바닷물과 폭풍우, 아련한 젖빛 유도등은 소년의 전신에 퍼진 낱낱의 내력에서 흘러나온 것

 

  물초 된 짐승 앞의 번쩍이는 금속처럼 직면한다는 것, 체험만이 그림이 되고 터너 자신이 되었던 것

 

 * 윌리엄 터너(1775~1851)

  

 -계간 시산맥2019년 가을호



  

1961년 경기도 강화에서 출생
1996년 《문학사상》등단
시집 『서랍이 있는 두겹의 방』 『불타는 기린』』『당신을 꺼내도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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