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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를 배우는 시간 / 이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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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90회 작성일 19-10-16 09:45

본문

틴어를 배우는 시간

 

   이재훈 

 

 

   선생님. 제겐 염소가 없어요. 금전도 없어요. 금붕어처럼 숨죽이고 있어요. 시간은 정물화처럼 상투적으로 흘러요. 당신의 아들은 누구입니까.

 

   타락하고 부패한 자에게 살진 송아지를 잡혀 있지 않나요. 반항하고 무례한 자에게 왜 무릎을 꿇고 있나요. 정의는 무엇인가요. 저는 집을 떠나본 적이 없어요. 바닷가의 노을을 보고 싶어도 참았어요.

 

   대신 저는 죽지 않았어요. 겁은 났지만 나약한 자리만 찾아다녔죠. 문밖에서 소리가 들리네요. 눈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네요. 맹인이 그림을 그리고, 벙어리가 노래를 부르네요.

먼 바다의 시간을 견뎠어요. 당신과 내가 주인공인 이야기를 들려줄게요. 내가 주인공인 이야기가 죄라는 사실을 몰랐죠. 만찬은 그때 들어요.

 

   널리고 널린 사망의 공간. 거리를 걷다가 넘어져 있는 나를 보았어요. 무릎을 꿇고 울고 있어요. 나는 선물이 되지 못하고, 맛이 되지 못하고, 그저 나만 아는 곤고한 사람이 되었어요.

 

   이렇게 구걸해본 적이 없어요. 지금 가장 위험한 사랑이에요. 괜찮다면 괜찮은 이별의 순간이에요. 눈곱을 떼어내고 이방의 언어로 세상을 겨우 읽기 시작한 근사한 순간이에요.

 

 -월간 현대문학20196월호 



 

1_shjm91.jpg


중앙대학교 문학박사

1998현대시등단

시집 명왕성 되다』 『내 최초의 말이 사는 부족에 관한 보고서

문학이론서 부재의 수사학』 『딜레마의 시학』 『현대시와 허무의식

대담집 나는 시인이다

2012년 한국시인협회상, 8회 젊은시인상, 2014년 제15회 현대시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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