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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쓴 축문 / 이병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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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92회 작성일 19-11-05 09:57

본문

쓴 축문

 

   이병초

 

   

동료들이 강의에 들어간 뒤

나는 다시 홀로 되어

사기접시에 향나무 토막을 깎아서

태우곤 했다 악연이 나만

피해갈 리 없다고 향 연기가 피어오르고

사위는 물을 친 듯 조용했다

덜 탄 불씨 뒤적거리듯 향냄새가

내 몸을 조심조심히

염습斂襲을 하는 것 같았다

그러면 나는 지금 세상의 마지막을

보고 있는 셈인데, 생의

한 꺼풀을 벗는 순간은

이렇게 홀가분한 것이구나

적막하구나

임진강변 어딘가에 깊게 파놨을

내 독방을 궁금해 하며

다음 생엔

풀잎과 이슬과 여치소리를 본적지 삼자고

머릿속에 쓴 축문을

맑게 소지하듯

창문 쪽으로 고개를 기댔다

그러다 누가 똑똑 문을 두드리면

나는 덜 쓴 축문을 황급히 벗어던지며

급여와 강의를 몰수당하고

연구실만 차지한 교수로 되돌아왔다 

 

 -계간 시와 정신2019년 가을호



 

1963년 전북 전주 출생
우석대 국문과, 고려대 국문과 대학원 졸업
1998년 계간《시안》신인상 당선
시집『밤비』『살구꽃 피고』『까치독사』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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