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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꾹새 한 마리 산을 깨울 때 / 김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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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72회 작성일 19-11-07 10:05

본문

뻐꾹새 한 마리 산을 깨울 때

 

  김완하


 

뻐꾹새 한 마리가

쓰러진 산을 일으켜 깨울 때가 있다

억수장마에 검게 타버린 솔숲

둥치 부러진 오리목,

칡덩굴 황토에 쓸리고

계곡 물 바위에 뒤엉킬 때

 

산길 끊겨 오가는 이 하나 없는

저 가파른 비탈길 쓰러지며 넘어와

온 산을 휘감았다 풀고

풀었다 다시 휘감는 뻐꾹새 울음

 

낭자하게 파헤쳐진 산의 심장에

생피를 토해 내며

한 마리 젖은 뻐꾹새가

무너진 산을 추슬러

바로 세울 때가 있다

 

그 울음소리에

달맞이 꽃잎이 파르르 떨고

드러난 풀뿌리 흙내 맡을 때

소나무 가지에 한 점 뻐꾹새는

산의 심장에 자신을 묻는다

 

-김완하 시집『꽃과 상징』(시선사, 2019)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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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경기도 안성 출생
한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문학박사)
1987년 《문학사상 》등단
시집으로 『길은 마을에 닿는다』  『그리움 없인 저 별 내 가슴에 닿지 못한다 』
『네가 밟고 가는 바다』』『허공이 키우는 나무』 『절정』우물

비평집 『한국 현대시의 지평과 심층』 『중부의 시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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