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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을 보며 / 임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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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2회 작성일 19-11-26 10:09

본문

초승달을 보며

 

    임영석

 

 

괄호도 아니고 반 괄호로 달이 떠서

어떤 말의 의미들을 풀어줘야 할 것인데

앞 문장 깊은 여백에 품은 글이 사라졌다.

  

내 나이 다섯 살에 죽었다는 아버지는

콩깍지 속 콩들처럼 칠남매를 남겼지만

어머닌 육십 평생을 반 괄호로 살았다.

  

괄호()로 묶어내도 쭉정이가 많을 건 데

어떻게 칠남매를 혼자서 키웠는지

반 괄호 달빛을 보니 그 의문이 풀린다.

  

둥그런 달빛 속을 파고 든 저 그림자

제 몸을 다 내주고 그림자로 채운 마음

서로가 품고 품어서 반 괄호가 되어 있다.

  

불혹의 내 나이도 반 괄호가 되었지만

자식의 숨소리에 쫑긋 세운 내 두 귀는

언제나 초승달처럼 앞 괄호를 열어둔다.

  

임영석 시집 초승달을 보며(동방시선, 2012)에서



임영석시인.jpg

 

 1961년 충남 금산 출생

1985현대시조봄호 천료

1989시조문학봄호 천료

시집 이중창문을 굳게닫고』 『사랑엽서

나는 빈 항아리를 보면 소금을 담아 놓고 싶다』 『어둠을 묶어야 별이 뜬다

1회 시조세계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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