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다루는 법 / 유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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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64회 작성일 20-01-16 10:56본문
당신을 다루는 법
-열쇠와 자물쇠
유현서
난 꿈꿔요 당신의 몸속에서 유영하는 꿈을,
아무 때나 받아주지 않기에 속이 타요 하루에 딱 두 번,
출근할 때와 늦게 귀가하는 밤
스스럼없이 줘요
당신에게 들어갈 땐 절대로 급하게 굴면 안돼요 당신 몸이 열릴 수 있도록 아주 부드럽고 매끄럽게 살살 노크해야 해요 서두르면 반드시 탈이나요 너무 긴장해 나를 받아주질 못할 때도 있어요 그럴 땐 아주 부드럽고 매끄러운 윤활제가 필요해요
또 또각거리는 소리가 들리네요 혼자가 아니에요. 저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길 원하나 봐요
왜 이리 뜨거워지죠 숨이 가빠오네요 철커덕, 당신이 열리네요
―유현서 시집 『당신을 다루는 법』(지혜, 2019)에서
강원도 원주 출생
2010년 《애지》로 등단
시집 『당신을 다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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