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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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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42회 작성일 20-02-27 11:29

본문

 @ 

 

   김성신

 

 

 

 

 지구를 흘낏 지나는 행성처럼

어딘가에 가닿고 싶어 하는 눈빛

 

오랫동안 떨어진 시간을 수긍하면서

꼬리 잘린 채 진화하는 아스키 64번째 

셔츠 단추 두 개쯤 풀어놓고 쳐다보면

멈칫, 뒷장이 없는 그림책의 아이

 

무릎 위가 사라진 어떤 겨울

커서를 따라 화면 속을 떨며 헤집다 

혼자 한 약속처럼 느려지는 손, 손가락

 

네온사인 이마에 반짝이는 방

가슴을 맞대면

먼 데 벨소리가 아스라해진다

어젯밤 꿈의 진홍을 보여줄까

매지구름과 얼굴을 맞대다

가만, 항아리무덤을 만졌어

 

습기에 찬 별빛,

자꾸 입 벌려 음정을 높이는 물음표

삼키면 얇아지는 것이 시간인줄 몰랐지

 

태어났다 죽는 울음은 흙이 되고

살갗 허물어진 뼈 사이로 자란

솔방울 씨앗

 

바람 섞인 비에 신호등이 사라졌지 

에두른 변명처럼 짧은 혀를 내밀며

잠시 사라졌다 다시 떠오르는

 


계간 시산맥2020년 봄호



 
 


   전남 장흥 출생

   광주대학원 박사과정 중

   2017불교신문신춘문예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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