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날아가는 방식 / 김용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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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016회 작성일 20-03-03 16:33본문
슬픔이 날아가는 방식
김용권
바람의 목을 치면
하얀 피가 쏟아질 것 같은 봄날
신천을 넘어서면 저기 서 있다
그 이팝나무
달의 치통으로 이 거리가 북적거릴 때,
나무는 나무속 아이들을 다 꺼내어
흰 젖을 물리며 간다
한 움큼씩 떼어먹는
달의 말
당신은 어디까지 날아갔나
가벼운 것들이 떨어져서 무겁다
내 걸음이 빨라지고부터
나무의 걸음은 자꾸 느려졌다
―김용권 시집 『땀의 채굴학』(시산맥, 2020)에서
경남 창녕 출생
2009년 《서정과현실》 등단
들불문학제 대상 수상
2018년 서울문화재단 창작기금 수혜
시집 『수지도를 읽다』 『무척』 『땀의 채굴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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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복단지님의 댓글
복단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월을 따라가는 내 걸음이 빨라지고부터
슬픔을 알게되고, 옵션으로 따라오는 깊은 사색도 함께하네요.
김 시인님의 좋은 글에 잠시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