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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중 / 성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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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2회 작성일 20-03-09 10:57

본문

의중

 

  성영희

 

 

철못은 안을 채우면서 박히고

나사못은 틈을 파내면서 들어간다

박히는 소리로 넘치는 못과

파냈으므로 넘칠 것 없이 꽉 조이는 못,

삐걱거리는 못은 딱딱한 성질 때문이 아니라

의중을 묻지 못했기 때문이고

소리 없이 그 틈을 채우는 못은

물렁해서가 아니라

의향을 가늠했기 때문이다

 

누군가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 땅에 힘껏 찔러 넣어

자국도 없이 박혔다면

그 속에서는 뿌리가 다시 파랗고

우거진 틈을 내 펼치고 있는 것이겠다

무심코 던진 돌멩이도

물보라를 덜어낸 다음에

그 깊이로 가라앉는다

 

벽에 걸린 겨울 외투의 의중이

나른한 창밖을 내다보는 봄날 오후

위층에서 간헐적으로 못 박는 소리가 난다.

삐걱거리는 속내도 아랑곳없이

시계 초침은 쉬지 않고 톡톡

휴일 오후를 박고 있다.

 

무엇이든 잘 들어가지 않을 때는

그 의중을 물어 살살

돌려 줄 것

 

계간 시선2020년 봄호



   20170101001245960.jpg

          

    충남 태안 출생

    2017년 대전일보,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시집 , 생을 물질하다『귀로 산다등 

    농어촌문학상, 동서문학상, 시흥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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